때는 바야흐로 조선후기, 당시 서민들 사이에선 소설이라는 새로운 장르가 유행하기 시작하는데요. 참신하고 친근한 이야기로 유행한 소설 중 ‘콩쥐밭쥐’라는 소설이 있었습니다. 그 소설 속 배경이 되는 마을이 바로 앵곡마을입니다.
<콩쥐팥쥐전>이 무엇인가요? 조선 중엽 전라도 전주 서문 밖 30리 부근에 사는 최만춘이 후처를 들이면서 계모와 전처소생의 딸 사이에 파생된 갈등이 구전으로 전해오는 신데렐라형 서사물이다.
조선후기 서민의 입에서 입을 통해 만들어진 작자미상의 소설, 콩쥐밭쥐. 그 첫머리에는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전주 서문 밖, 30리를 가면 마을이 하나 나오는데... - 콩쥐밭쥐전 국문본 (고려대학교 도서관)
그 표현을 바탕으로 옛 고지도를 분석하니, 앵곡마을이 소설의 배경이었습니다. 또한 ‘팥죽이 방죽’과 ‘쇠아치골’ 등 소설과 연관된 지명이 존재하는 것도 고증을 뒷받침하는 요소입니다. 그러나 여기까지라면 별다른 것이 남아있지 않겠지요? 마을의 어르신들은 이 소설을 통해 마을에 변화를 이끌기 시작하셨어요.
마을공동체 지원 1. 벽화그리기
앵곡마을의 어르신들은 마을에 얽힌 옛 이야기를 다시 살리고자 하셨어요. 그래서 마을공동체 사업을 통해 지원을 받아 벽화를 그리기 시작하였다고 해요. 그리곤 콩쥐팥쥐전에 나오는 신발을 재현하고 마을에 소설의 요소를 하나씩 옮겨오셨습니다. 2. 신발모형 만들기
벽화를 그리고 소설에 얽힌 신발을 재현하셨어요. 직접 신발을 신어보실 수 있으니, 마음착한 콩쥐가 되어 신을 신어보세요!
3. 인형극 벽화와 몇 가지 조형물만으론 진정한 콩쥐팥쥐 마을이라고 할 수 없겠죠? 어르신들은 나아가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콩쥐팥쥐 인형극을 만드셨어요. 이외에도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고 하니, 마을에 들러 콩쥐팥쥐이야기를 직접 눈으로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소설을 읽고, 작가의 마을이나 소설의 배경지를 여행하는 ‘문학여행’이란 여행법이 새삼스레 생각나네요. 이번 주말은 아이들과 콩쥐팥쥐전을 읽고 앵곡마을로 문학여행을 떠나시는 건 어떨까요?
